Chapter 06

식각

감광막에 그린 무늬는 아직 얇은 고분자 막의 무늬일 뿐이다. 그 무늬를 산화막, 실리콘, 금속 같은 진짜 재료에 옮기는 일이 식각(Etch)이다. 좋은 식각은 세 가지를 동시에 해낸다. 원하는 막만 빠르게 깎고(선택비), 아래로만 깎으며(이방성), 웨이퍼 어디서나 똑같이 깎는다(균일도). 이 장에서는 용액으로 녹이는 습식 식각에서 출발해, 이온과 라디칼이 협력하는 플라즈마 식각의 원리를 배우고, 공정 조건이 트렌치 단면을 어떻게 바꾸는지 시뮬레이터로 직접 확인한다.

식각을 평가하는 말들

(a) 등방성 (습식) 언더컷 깊이만큼 옆으로도 파고든다 (b) 이방성 (플라즈마) 이온 (수직) 라디칼 (사방) 마스크 폭 그대로 아래로만
그림 6-1. 같은 감광막 마스크로 산화막을 깎을 때. 습식 식각은 모든 방향으로 같은 속도로 녹여 언더컷이 생기고, 이방성 플라즈마 식각은 마스크 폭 그대로 수직 벽을 만든다.
지표정의대표 목표
식각 속도 (ER)단위 시간당 깎인 두께 (nm/min)생산성과 제어성의 균형: 수십~수천 nm/min
이방성 A\(A = 1 - r_{\text{lat}}/r_{\text{vert}}\) (1이면 완전 수직)미세 패턴은 A ≈ 1, 측벽 각 88~90°
선택비 S대상 막 속도 / 마스크 또는 하부막 속도마스크 대비 수~수십, 하부막 대비 수십~100 이상
균일도웨이퍼 내 속도 편차 (max−min)/(2×평균)±2% 이하, 첨단 공정은 ±1% 이하
CD 바이어스식각 후 CD − 식각 전(감광막) CD0에 가깝게, 또는 일부러 줄이는 트림
손상이온·UV·전하로 인한 격자 손상, 게이트 산화막 손상저에너지·펄스 플라즈마로 최소화

습식 식각: 용액으로 녹이기

가장 오래된 방법은 웨이퍼를 용액에 담가 녹이는 것이다. 반응은 표면에서 일어나고 방향을 가리지 않으므로 본질적으로 등방성이다. 대신 화학 반응이라 선택비가 매우 높고, 표면 손상이 없으며, 장비가 단순하다. 그래서 지금도 막 전체를 걷어 내는 제거(스트립)·세정·얇은 막의 가벼운 식각에 널리 쓴다.

대상용액대표 속도선택비 / 특징
SiO₂HF 또는 완충 HF (BOE, NH₄F:HF)열산화막 ~100 nm/min (BOE 6:1)Si에 대해 사실상 무한대. CVD 산화막은 2~10배 빠름
Si₃N₄뜨거운 인산 H₃PO₄ (160 °C)~5 nm/minSiO₂ 대비 ~30~100 (3D NAND 게이트 대체 공정의 핵심)
Si (등방)HNA (HF + HNO₃ + CH₃COOH)µm/min질산이 산화, HF가 산화물을 녹인다
Si (결정 방향)KOH, TMAH~1 µm/min ((100))(111) 면이 수십~백 배 느려 54.7° 경사면, MEMS에 활용
Al인산 + 질산 + 아세트산 (PAN)~100 nm/min옛 배선 공정
감광막·유기물SPM (H₂SO₄ + H₂O₂)빠름무기막은 안 녹음

습식 식각의 한계는 언더컷이다. 막 두께가 \(t\)라면 옆으로도 최소 \(t\)만큼, 과식각까지 하면 더 파고든다. 선폭이 막 두께와 비슷해진 1980년대 이후 패턴 전사는 건식(플라즈마) 식각으로 넘어갔다.

플라즈마: 이온과 라디칼의 협업

플라즈마는 전자, 이온, 중성 원자·분자가 섞인 이온화된 기체다. 반도체 식각 장비는 0.1~수백 Pa의 낮은 압력에서 RF 전력으로 전자를 가속하고, 전자가 반응 기체(CF₄, Cl₂, HBr, SF₆…)와 부딪혀 분자를 쪼개 두 종류의 주인공을 만든다.

웨이퍼 바로 위에는 수 mm보다 얇은 시스(Sheath)라는 영역이 생긴다. 전자는 가벼워 이온보다 훨씬 빨리 웨이퍼에 닿으므로 웨이퍼가 음전위로 대전되고(자기 바이어스), 플라즈마와 웨이퍼 사이에 수십~수천 V의 강한 수직 전기장이 생긴다. 시스로 들어온 이온은 이 전기장에 끌려 웨이퍼에 거의 수직으로, 큰 에너지로 부딪힌다. 압력이 높아 시스 안에서 이온이 기체와 충돌하면 각도가 퍼진다.

$$\sigma_\theta \approx \arctan\sqrt{\frac{T_i}{e\,V_{\text{sheath}}}}\quad(\text{무충돌 시스}), \qquad \lambda_{\text{mfp}} \approx \frac{k_BT}{\sqrt2\,\pi d^2 p}$$
이온 온도 \(T_i\) ~0.05 eV, 시스 전압 100 V이면 각도 퍼짐은 약 1~2°. 압력 \(p\)가 높아 평균 자유 행로 \(\lambda_{\text{mfp}}\)가 시스 두께보다 짧아지면 충돌로 퍼짐이 수 도 이상으로 커진다. 그래서 미세 식각은 수 mTorr 이하의 낮은 압력에서 한다.

이방성의 핵심은 이온 보조 식각(Ion-enhanced etching)이다. 1979년 Coburn과 Winters는 XeF₂ 기체만으로는 실리콘이 천천히, Ar⁺ 이온만으로는 더 천천히 깎이지만 둘을 함께 쬐면 속도가 열 배 넘게 뛴다는 것을 보였다. 이온이 표면을 때려 결합을 끊고 반응 생성물이 잘 떨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온은 수직으로만 오므로 이 협력 효과는 바닥에서만 일어나고, 옆벽은 라디칼만 받아 천천히 깎인다. 여기에 CFₓ·SiOₓClᵧ 같은 고분자·산화물이 옆벽에 쌓여 라디칼을 막는 측벽 보호막(Passivation)이 더해지면 거의 완전한 수직 식각이 된다.

장비 방식플라즈마 생성특징주 용도
CCP (축전 결합)평행판 전극 RF (이중 주파수)이온 에너지 큼, 밀도 중간산화막·유전막 식각, 고종횡비 콘택
ICP / TCP (유도 결합)코일 RF로 고밀도 생성 + 웨이퍼 바이어스 따로밀도와 이온 에너지를 독립 제어실리콘·폴리·금속 식각
원격 플라즈마 / 다운스트림떨어진 곳에서 생성, 라디칼만 전달이온 손상 없음, 등방성애싱, 선택적 등방 식각
ALE (원자층 식각)표면 개질(Cl 흡착) → 저에너지 이온으로 한 층 제거, 반복원자층 단위 제어, 자기 제한게이트·스페이서 등 극한 제어 영역

조건을 바꾸면 단면이 바뀐다

아래 시뮬레이터는 감광막(또는 하드마스크)으로 덮인 실리콘에 트렌치를 판다. 표면의 각 지점에서 위로 광선을 쏘아 이온(좁은 각도)과 라디칼(넓은 각도)이 얼마나 들어오는지 계산하고, 그 합에 재질별 속도를 곱해 표면을 전진시킨다. 이방성 비율, 이온 각도 퍼짐, 마스크 선택비, 시간을 바꿔 보자.

CROSS-SECTION

트렌치 식각 프로파일

식각 방식
식각 깊이—
윗부분 / 바닥 CD—
측벽 각—
언더컷 (한쪽)—
남은 마스크—
해볼 것: ① 이방성 0.9 → 0.4 → 0으로 낮추면 옆벽이 깎여 언더컷과 보잉(가운데가 볼록하게 넓어짐)이 생긴다. “습식”은 방향성이 전혀 없다. ② 이온 각도 퍼짐을 10° 이상으로 키우면 옆벽 윗부분이 이온을 받아 테이퍼·보잉이 생기고, 바닥 모서리가 깊어지는 마이크로트렌칭이 보인다. ③ 얇은 감광막 + 낮은 선택비 + 긴 시간이면 마스크가 다 닳아 윗면까지 깎인다(마스크 소실). 하드마스크로 바꿔 보자. ④ 개구를 좁히면 같은 시간에도 덜 깊다(ARDE, 다음 절). (셀 크기 4 nm, 실리콘 기준 속도 5 nm/s)
프로파일 불량모양주 원인대책
언더컷 · 보잉마스크 밑이나 트렌치 중간이 옆으로 볼록라디칼 과다, 측벽 보호막 부족, 마스크 모서리에서 산란된 이온보호막 기체(O₂, CHF₃, HBr) 추가, 이온 에너지·압력 조정
테이퍼아래로 갈수록 좁아짐보호막 과다, 재증착보호막 기체 감소, 바이어스 증가
마이크로트렌칭바닥 모서리가 더 깊음옆벽에서 반사된 이온이 모서리에 몰림압력·바이어스 조정, 마스크 측벽 각
노칭절연막 위에서 바닥 옆이 파임과식각 중 바닥 절연막 대전으로 이온이 휨펄스 플라즈마, 낮은 주파수 바이어스
마스크 패싯 · 소실마스크 모서리가 비스듬히 깎이고 사라짐낮은 마스크 선택비하드마스크, 마스크 두께, 화학 변경
식각 정지 · 비틀림고종횡비 홀이 멈추거나 휘어짐라디칼 공급 부족, 전하 축적극저온 식각, 펄스, 사이클 공정

ARDE: 좁을수록 느리다

같은 웨이퍼, 같은 조건에서도 좁은 트렌치는 넓은 트렌치보다 천천히 깎인다. 깊이/폭의 비, 즉 종횡비(Aspect Ratio)가 클수록 바닥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입체각이 작아져, 사방에서 오는 라디칼이 바닥까지 덜 내려가기 때문이다. 반응 생성물이 빠져나오기 어려운 것도 한몫한다. 이를 ARDE(Aspect Ratio Dependent Etching) 또는 RIE 래그라고 한다. 반대로 넓은 영역이 많을수록 반응 기체가 소모되어 전체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로딩 효과(Loading)다.

CROSS-SECTION

폭이 다른 네 트렌치를 한 번에 식각

깊이 (폭 16 / 32 / 64 / 128 nm)—
종횡비—
가장 좁은 / 가장 넓은 깊이 비—
해볼 것: ① 라디칼 비중이 큰 조건(이방성 0.4)에서는 16 nm 트렌치가 128 nm 트렌치의 절반 깊이도 못 간다. ② 이방성을 1에 가깝게, 각도 퍼짐을 작게 하면 차이가 줄어든다. 수직으로 오는 이온은 종횡비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③ 3D NAND의 채널 홀(지름 ~100 nm, 깊이 6~10 µm, 종횡비 60~100)은 이 효과와의 싸움이다. 극저온(−60 °C 안팎) 식각은 라디칼이 옆벽에 흡착·이동하며 바닥까지 공급되게 해 속도를 크게 높였다.

보쉬 공정: 깎고, 덮고, 다시 깎는다

MEMS와 TSV(실리콘 관통 전극)처럼 수십~수백 µm 깊이의 수직 구멍이 필요할 때는 보쉬 공정(Bosch process, DRIE)을 쓴다. SF₆ 플라즈마로 실리콘을 짧게 등방성 식각하고, C₄F₈ 플라즈마로 테플론 같은 고분자 막을 전체에 입히고, 이온으로 바닥의 고분자만 걷어 낸 뒤 다시 식각하는 과정을 수 초 간격으로 수백 번 되풀이한다. 옆벽은 매번 고분자로 보호되므로 아래로만 깊어지고, 사이클마다 생긴 작은 반원이 옆벽에 물결 무늬(스캘럽)로 남는다.

CROSS-SECTION

보쉬 공정 사이클

깊이—
스캘럽 높이 (물결 진폭)—
종횡비—
해볼 것: ① 사이클당 식각 시간을 늘리면 빨리 깊어지지만 물결(스캘럽)이 커진다. 생산성과 측벽 거칠기의 트레이드오프다. ② “보호막 없이”를 켜면 같은 식각 시간 동안 완전히 등방성인 사발 모양이 된다. ③ 보호막이 두꺼우면 바닥을 여는 데 시간이 더 들고 구멍이 조금씩 좁아진다. (셀 10 nm, 교육용 축소 모형: 실제 사이클 식각 깊이는 수백 nm~1 µm)

종말점과 과식각

식각은 언제 멈춰야 할까. 막이 다 깎여 아래 막이 드러나는 순간, 플라즈마 속 반응 생성물의 종류가 바뀐다. 예를 들어 산화막을 깎을 때 보이던 CO 발광(483 nm)이 아래 실리콘이 드러나면 줄어든다. 이 발광 변화를 분광기로 지켜보는 것이 종말점 검출(OES endpoint)이다. 하지만 웨이퍼 전체가 동시에 끝나지는 않는다. 막 두께와 식각 속도가 곳마다 몇 %씩 다르기 때문에, 가장 늦게 끝나는 곳까지 다 깎으려면 종말점 뒤에 일정 시간을 더 깎는 과식각(Overetch)이 필요하고, 그동안 먼저 드러난 곳의 하부막이 깎인다. 하부막 선택비가 중요한 이유다.

$$t_{\text{clear}}(r) = \frac{h(r)}{R(r)}, \qquad \Delta h_{\text{under}}(r) = \frac{R(r)}{S}\left[t_{\text{total}} - t_{\text{clear}}(r)\right]$$
\(h\)는 막 두께, \(R\)은 식각 속도, \(S\)는 하부막 선택비. 막이 가장 빨리 걷히는 곳이 가장 오래 과식각을 받는다.
SIMULATOR

웨이퍼 반경에 따른 종말점과 하부막 손실

덜 깎인 영역—
하부막 손실 최소 / 최대—
모두 걷히는 데 필요한 과식각—
해볼 것: ① 막은 가장자리가 3% 두껍고 식각은 가운데가 4% 빠르다면, 가운데가 먼저 끝나고 가장자리가 가장 늦다. 종말점(웨이퍼 평균이 걷히는 시점) 뒤 약 15% 넘게 더 깎아야 가장자리까지 다 걷힌다. ② 과식각을 충분히 주면 가운데의 하부막이 그만큼 더 손실된다. 선택비 20이면 수 nm, 선택비 5면 십수 nm. ③ 그래서 식각 장비는 반경 방향 가스 분사·온도·자기장을 조절해 균일도를 맞추는 손잡이를 여러 개 갖는다.

핵심 정리

  1. 식각의 3요소: 선택비(무엇을 깎나), 이방성(어느 방향으로), 균일도(어디서나 같게). 습식은 선택비가 높지만 등방성이다.
  2. 플라즈마는 등방성 라디칼과 시스에서 수직으로 가속된 이온을 만든다. 이온 보조 식각과 측벽 보호막이 이방성을 만든다.
  3. 단면은 이온/라디칼 비율, 이온 각도 퍼짐(압력), 마스크 선택비, 시간이 정한다. 언더컷·보잉·테이퍼·마이크로트렌칭은 이 균형이 어긋난 결과다.
  4. ARDE: 종횡비가 클수록 라디칼이 바닥에 덜 가서 느리다. 3D NAND 채널 홀 같은 고종횡비 식각의 핵심 난제다.
  5. 보쉬 공정은 등방 식각 + 보호막 증착 + 바닥 개방을 반복해 깊은 수직 구멍을 판다. 옆벽에 스캘럽이 남는다.
  6. 불균일 때문에 과식각이 필요하고, 과식각 동안 하부막이 \(R/S\)의 속도로 깎인다.

확인 퀴즈

플라즈마 식각에서 이온이 웨이퍼에 거의 수직으로 부딪히는 이유는?

전자가 빨리 웨이퍼에 닿아 웨이퍼가 음으로 대전되고, 그 결과 생긴 시스 전압이 양이온을 수직 방향으로 가속한다.

압력을 높였을 때 트렌치 프로파일에 나타나기 쉬운 변화는?

평균 자유 행로가 짧아지면 이온이 시스에서 충돌해 각도가 넓어진다. 옆벽이 이온을 받아 깎인다.

막 200 nm를 5 nm/s로 식각하고, 막이 가장 먼저 걷힌 지점은 과식각 동안 12초 더 노출된다. 하부막 선택비가 20이면 그 지점의 하부막 손실은?

하부막 속도 = 5/20 = 0.25 nm/s, 12 s × 0.25 = 3 nm.

보쉬 공정의 옆벽에 물결(스캘럽)이 생기는 이유는?

각 식각 단계는 등방성이라 바닥에서 반원형으로 파고들고, 다음 보호막이 그 모양을 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