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각
감광막에 그린 무늬는 아직 얇은 고분자 막의 무늬일 뿐이다. 그 무늬를 산화막, 실리콘, 금속 같은 진짜 재료에 옮기는 일이 식각(Etch)이다. 좋은 식각은 세 가지를 동시에 해낸다. 원하는 막만 빠르게 깎고(선택비), 아래로만 깎으며(이방성), 웨이퍼 어디서나 똑같이 깎는다(균일도). 이 장에서는 용액으로 녹이는 습식 식각에서 출발해, 이온과 라디칼이 협력하는 플라즈마 식각의 원리를 배우고, 공정 조건이 트렌치 단면을 어떻게 바꾸는지 시뮬레이터로 직접 확인한다.
- 등방성·이방성, 선택비, 식각 속도, 균일도, 언더컷, 측벽 각을 정의하고 단면에서 읽는다.
- 플라즈마 속 전자·이온·라디칼의 역할과 시스(sheath)가 이온을 수직으로 가속하는 원리를 설명한다.
- 이온 보조 식각과 측벽 보호막이 이방성을 만드는 메커니즘을 안다.
- 이방성·이온 각도 퍼짐·마스크 선택비·시간을 바꿔 가며 트렌치 프로파일 변화를 예측한다.
- ARDE(RIE 래그), 보잉·노칭·마이크로트렌칭, 보쉬 공정의 스캘럽을 설명한다.
- 막 두께·속도 불균일에서 필요한 과식각과 하부막 손실을 계산한다.
식각을 평가하는 말들
| 지표 | 정의 | 대표 목표 |
|---|---|---|
| 식각 속도 (ER) | 단위 시간당 깎인 두께 (nm/min) | 생산성과 제어성의 균형: 수십~수천 nm/min |
| 이방성 A | \(A = 1 - r_{\text{lat}}/r_{\text{vert}}\) (1이면 완전 수직) | 미세 패턴은 A ≈ 1, 측벽 각 88~90° |
| 선택비 S | 대상 막 속도 / 마스크 또는 하부막 속도 | 마스크 대비 수~수십, 하부막 대비 수십~100 이상 |
| 균일도 | 웨이퍼 내 속도 편차 (max−min)/(2×평균) | ±2% 이하, 첨단 공정은 ±1% 이하 |
| CD 바이어스 | 식각 후 CD − 식각 전(감광막) CD | 0에 가깝게, 또는 일부러 줄이는 트림 |
| 손상 | 이온·UV·전하로 인한 격자 손상, 게이트 산화막 손상 | 저에너지·펄스 플라즈마로 최소화 |
습식 식각: 용액으로 녹이기
가장 오래된 방법은 웨이퍼를 용액에 담가 녹이는 것이다. 반응은 표면에서 일어나고 방향을 가리지 않으므로 본질적으로 등방성이다. 대신 화학 반응이라 선택비가 매우 높고, 표면 손상이 없으며, 장비가 단순하다. 그래서 지금도 막 전체를 걷어 내는 제거(스트립)·세정·얇은 막의 가벼운 식각에 널리 쓴다.
| 대상 | 용액 | 대표 속도 | 선택비 / 특징 |
|---|---|---|---|
| SiO₂ | HF 또는 완충 HF (BOE, NH₄F:HF) | 열산화막 ~100 nm/min (BOE 6:1) | Si에 대해 사실상 무한대. CVD 산화막은 2~10배 빠름 |
| Si₃N₄ | 뜨거운 인산 H₃PO₄ (160 °C) | ~5 nm/min | SiO₂ 대비 ~30~100 (3D NAND 게이트 대체 공정의 핵심) |
| Si (등방) | HNA (HF + HNO₃ + CH₃COOH) | µm/min | 질산이 산화, HF가 산화물을 녹인다 |
| Si (결정 방향) | KOH, TMAH | ~1 µm/min ((100)) | (111) 면이 수십~백 배 느려 54.7° 경사면, MEMS에 활용 |
| Al | 인산 + 질산 + 아세트산 (PAN) | ~100 nm/min | 옛 배선 공정 |
| 감광막·유기물 | SPM (H₂SO₄ + H₂O₂) | 빠름 | 무기막은 안 녹음 |
습식 식각의 한계는 언더컷이다. 막 두께가 \(t\)라면 옆으로도 최소 \(t\)만큼, 과식각까지 하면 더 파고든다. 선폭이 막 두께와 비슷해진 1980년대 이후 패턴 전사는 건식(플라즈마) 식각으로 넘어갔다.
플라즈마: 이온과 라디칼의 협업
플라즈마는 전자, 이온, 중성 원자·분자가 섞인 이온화된 기체다. 반도체 식각 장비는 0.1~수백 Pa의 낮은 압력에서 RF 전력으로 전자를 가속하고, 전자가 반응 기체(CF₄, Cl₂, HBr, SF₆…)와 부딪혀 분자를 쪼개 두 종류의 주인공을 만든다.
- 라디칼(Radical): F, Cl, CFₓ처럼 전하는 없지만 반응성이 매우 큰 조각. 플라즈마의 대부분(이온의 수백~수천 배)이고, 사방에서 날아와 화학적으로 반응한다. 등방성이다.
- 이온(Ion): Ar⁺, CF₃⁺, Cl⁺ 등. 수는 적지만 전하를 띠므로 전기장으로 방향과 에너지를 제어할 수 있다.
웨이퍼 바로 위에는 수 mm보다 얇은 시스(Sheath)라는 영역이 생긴다. 전자는 가벼워 이온보다 훨씬 빨리 웨이퍼에 닿으므로 웨이퍼가 음전위로 대전되고(자기 바이어스), 플라즈마와 웨이퍼 사이에 수십~수천 V의 강한 수직 전기장이 생긴다. 시스로 들어온 이온은 이 전기장에 끌려 웨이퍼에 거의 수직으로, 큰 에너지로 부딪힌다. 압력이 높아 시스 안에서 이온이 기체와 충돌하면 각도가 퍼진다.
이방성의 핵심은 이온 보조 식각(Ion-enhanced etching)이다. 1979년 Coburn과 Winters는 XeF₂ 기체만으로는 실리콘이 천천히, Ar⁺ 이온만으로는 더 천천히 깎이지만 둘을 함께 쬐면 속도가 열 배 넘게 뛴다는 것을 보였다. 이온이 표면을 때려 결합을 끊고 반응 생성물이 잘 떨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온은 수직으로만 오므로 이 협력 효과는 바닥에서만 일어나고, 옆벽은 라디칼만 받아 천천히 깎인다. 여기에 CFₓ·SiOₓClᵧ 같은 고분자·산화물이 옆벽에 쌓여 라디칼을 막는 측벽 보호막(Passivation)이 더해지면 거의 완전한 수직 식각이 된다.
| 장비 방식 | 플라즈마 생성 | 특징 | 주 용도 |
|---|---|---|---|
| CCP (축전 결합) | 평행판 전극 RF (이중 주파수) | 이온 에너지 큼, 밀도 중간 | 산화막·유전막 식각, 고종횡비 콘택 |
| ICP / TCP (유도 결합) | 코일 RF로 고밀도 생성 + 웨이퍼 바이어스 따로 | 밀도와 이온 에너지를 독립 제어 | 실리콘·폴리·금속 식각 |
| 원격 플라즈마 / 다운스트림 | 떨어진 곳에서 생성, 라디칼만 전달 | 이온 손상 없음, 등방성 | 애싱, 선택적 등방 식각 |
| ALE (원자층 식각) | 표면 개질(Cl 흡착) → 저에너지 이온으로 한 층 제거, 반복 | 원자층 단위 제어, 자기 제한 | 게이트·스페이서 등 극한 제어 영역 |
조건을 바꾸면 단면이 바뀐다
아래 시뮬레이터는 감광막(또는 하드마스크)으로 덮인 실리콘에 트렌치를 판다. 표면의 각 지점에서 위로 광선을 쏘아 이온(좁은 각도)과 라디칼(넓은 각도)이 얼마나 들어오는지 계산하고, 그 합에 재질별 속도를 곱해 표면을 전진시킨다. 이방성 비율, 이온 각도 퍼짐, 마스크 선택비, 시간을 바꿔 보자.
트렌치 식각 프로파일
| 프로파일 불량 | 모양 | 주 원인 | 대책 |
|---|---|---|---|
| 언더컷 · 보잉 | 마스크 밑이나 트렌치 중간이 옆으로 볼록 | 라디칼 과다, 측벽 보호막 부족, 마스크 모서리에서 산란된 이온 | 보호막 기체(O₂, CHF₃, HBr) 추가, 이온 에너지·압력 조정 |
| 테이퍼 | 아래로 갈수록 좁아짐 | 보호막 과다, 재증착 | 보호막 기체 감소, 바이어스 증가 |
| 마이크로트렌칭 | 바닥 모서리가 더 깊음 | 옆벽에서 반사된 이온이 모서리에 몰림 | 압력·바이어스 조정, 마스크 측벽 각 |
| 노칭 | 절연막 위에서 바닥 옆이 파임 | 과식각 중 바닥 절연막 대전으로 이온이 휨 | 펄스 플라즈마, 낮은 주파수 바이어스 |
| 마스크 패싯 · 소실 | 마스크 모서리가 비스듬히 깎이고 사라짐 | 낮은 마스크 선택비 | 하드마스크, 마스크 두께, 화학 변경 |
| 식각 정지 · 비틀림 | 고종횡비 홀이 멈추거나 휘어짐 | 라디칼 공급 부족, 전하 축적 | 극저온 식각, 펄스, 사이클 공정 |
ARDE: 좁을수록 느리다
같은 웨이퍼, 같은 조건에서도 좁은 트렌치는 넓은 트렌치보다 천천히 깎인다. 깊이/폭의 비, 즉 종횡비(Aspect Ratio)가 클수록 바닥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입체각이 작아져, 사방에서 오는 라디칼이 바닥까지 덜 내려가기 때문이다. 반응 생성물이 빠져나오기 어려운 것도 한몫한다. 이를 ARDE(Aspect Ratio Dependent Etching) 또는 RIE 래그라고 한다. 반대로 넓은 영역이 많을수록 반응 기체가 소모되어 전체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로딩 효과(Loading)다.
폭이 다른 네 트렌치를 한 번에 식각
보쉬 공정: 깎고, 덮고, 다시 깎는다
MEMS와 TSV(실리콘 관통 전극)처럼 수십~수백 µm 깊이의 수직 구멍이 필요할 때는 보쉬 공정(Bosch process, DRIE)을 쓴다. SF₆ 플라즈마로 실리콘을 짧게 등방성 식각하고, C₄F₈ 플라즈마로 테플론 같은 고분자 막을 전체에 입히고, 이온으로 바닥의 고분자만 걷어 낸 뒤 다시 식각하는 과정을 수 초 간격으로 수백 번 되풀이한다. 옆벽은 매번 고분자로 보호되므로 아래로만 깊어지고, 사이클마다 생긴 작은 반원이 옆벽에 물결 무늬(스캘럽)로 남는다.
보쉬 공정 사이클
종말점과 과식각
식각은 언제 멈춰야 할까. 막이 다 깎여 아래 막이 드러나는 순간, 플라즈마 속 반응 생성물의 종류가 바뀐다. 예를 들어 산화막을 깎을 때 보이던 CO 발광(483 nm)이 아래 실리콘이 드러나면 줄어든다. 이 발광 변화를 분광기로 지켜보는 것이 종말점 검출(OES endpoint)이다. 하지만 웨이퍼 전체가 동시에 끝나지는 않는다. 막 두께와 식각 속도가 곳마다 몇 %씩 다르기 때문에, 가장 늦게 끝나는 곳까지 다 깎으려면 종말점 뒤에 일정 시간을 더 깎는 과식각(Overetch)이 필요하고, 그동안 먼저 드러난 곳의 하부막이 깎인다. 하부막 선택비가 중요한 이유다.
웨이퍼 반경에 따른 종말점과 하부막 손실
핵심 정리
- 식각의 3요소: 선택비(무엇을 깎나), 이방성(어느 방향으로), 균일도(어디서나 같게). 습식은 선택비가 높지만 등방성이다.
- 플라즈마는 등방성 라디칼과 시스에서 수직으로 가속된 이온을 만든다. 이온 보조 식각과 측벽 보호막이 이방성을 만든다.
- 단면은 이온/라디칼 비율, 이온 각도 퍼짐(압력), 마스크 선택비, 시간이 정한다. 언더컷·보잉·테이퍼·마이크로트렌칭은 이 균형이 어긋난 결과다.
- ARDE: 종횡비가 클수록 라디칼이 바닥에 덜 가서 느리다. 3D NAND 채널 홀 같은 고종횡비 식각의 핵심 난제다.
- 보쉬 공정은 등방 식각 + 보호막 증착 + 바닥 개방을 반복해 깊은 수직 구멍을 판다. 옆벽에 스캘럽이 남는다.
- 불균일 때문에 과식각이 필요하고, 과식각 동안 하부막이 \(R/S\)의 속도로 깎인다.
확인 퀴즈
플라즈마 식각에서 이온이 웨이퍼에 거의 수직으로 부딪히는 이유는?
압력을 높였을 때 트렌치 프로파일에 나타나기 쉬운 변화는?
막 200 nm를 5 nm/s로 식각하고, 막이 가장 먼저 걷힌 지점은 과식각 동안 12초 더 노출된다. 하부막 선택비가 20이면 그 지점의 하부막 손실은?
보쉬 공정의 옆벽에 물결(스캘럽)이 생기는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