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실험실
교과서의 그림은 정답만 보여 준다. 진짜 공정 엔지니어는 “이 조건을 바꾸면 어떻게 될까?”를 수없이 묻는다. 이 장은 읽는 장이 아니라 직접 만드는 장이다. 깨끗한 실리콘 웨이퍼 위에 막을 입히고, 감광막을 바르고, 빛을 쬐고, 플라즈마로 깎고, 이온을 쏘고, 굽고, 갈아 내면서 단면이 어떻게 쌓이는지 한 단계씩 지켜보자.
- 단위 공정 7가지(증착·노광·식각·이온 주입·열처리·CMP·제거)를 원하는 순서로 조합해 구조를 만든다.
- 식각의 이방성·선택비, 증착의 단차 피복, 주입 에너지와 확산 열 예산이 결과 단면을 어떻게 바꾸는지 비교한다.
- 미리 준비된 레시피(STI, LOCOS, 스페이서, 다마신, 콘택 보이드, 소스·드레인)를 변형해 공정 창을 체감한다.
시뮬레이터는 무엇을 계산하는가
이 실험실의 단면은 가로 수백 nm, 세로 수백 nm 영역을 한 변 2~8 nm의 정사각형 셀로 나눈 격자다. 각 셀에는 재질(실리콘, 산화막, 질화막, 폴리실리콘, 감광막, 금속…) 하나와 도펀트 농도가 들어 있다. 공정 하나는 이 격자를 바꾸는 규칙이다.
| 공정 | 모델 | 바꿀 수 있는 조건 |
|---|---|---|
| 식각 | 표면 셀마다 광선을 쏘아 이온(좁은 각도)과 중성 라디칼(넓은 각도)이 도달하는 비율을 구하고, 재질별 속도를 곱해 깎는다. 습식은 방향과 무관하게 같은 속도. | 화학(선택비), 속도, 시간, 이방성, 이온 각도 퍼짐, 틸트 |
| 증착 | 빈 표면 셀의 성장 속도 = (1 − s) + s × 가시도. 부착 계수 s가 0이면 완전 컨포멀(ALD), 1이면 직진성(PVD). 구멍이 막히면 안쪽은 더 이상 자라지 않아 보이드가 남는다. | 재질, 방식, 두께, 부착 계수, 지향성 |
| 노광 | 마스크의 1차원 부분 결맞음 공중상(Abbe 합)을 감광막 깊이마다 디포커스를 바꿔 계산하고, 흡수·정재파·PEB 확산을 거친 잠상으로 Mack 현상 속도를 정해 현상액으로 녹인다. | 장비(λ, NA), 패턴, 폭, 도즈, 포커스, 두께 |
| 이온 주입 | 빔 방향 광선을 따라 재질별 저지 능력으로 환산한 등가 실리콘 깊이에 가우시안(Rp, ΔRp) 분포를 얹고 측면으로 퍼뜨린다. | 이온 종, 에너지, 도즈, 틸트, 채널링 |
| 열처리·산화 | 실리콘 안에서만 √(Dt)만큼 도펀트를 확산시킨다. 산화 분위기면 산화막 속 산화제 확산을 풀어 국소 Deal–Grove 속도로 실리콘을 산화막으로 바꾸고 부피 팽창으로 위를 밀어 올린다. | 온도, 시간, 분위기(N₂ / 건식 O₂ / 습식) |
| CMP | 정지막의 최상단 또는 지정 높이 위를 모두 제거하고, 무른 재질이 넓게 드러난 곳은 디싱만큼 오목하게 더 깎는다. | 정지막, 과연마, 디싱 |
상용 TCAD(Sentaurus, Victory Process 등)는 레벨셋이나 메시 기반으로 표면을 정밀하게 추적하고, 플라즈마 화학과 결함 반응을 수십 개의 방정식으로 푼다. 이 실험실은 경향을 보여 주는 장난감이다. 계단 모양의 가장자리, 모서리의 작은 돌기는 격자 때문이다. 대신 몇 초 안에 결과가 나오므로 “조건 → 모양”의 감각을 익히기에는 충분하다.
실험대
오른쪽 패널에서 공정을 고르고 조건을 정한 뒤 단계 추가를 누르면 계산이 시작되고 단면이 실시간으로 변한다. 아래 목록에서 단계를 누르면 그 시점의 단면으로 돌아가고, ×를 누르면 그 단계부터 지운다. 지난 단계로 돌아간 상태에서 새 단계를 추가하면 그 뒤의 기록은 새 단계로 대체된다.
레시피는 주소창의 해시(#r=…)에 저장되므로 링크를 복사해 다른 사람과 같은 실험을 공유할 수 있다.
해 볼 만한 실험
- 이방성의 의미. “STI 트렌치” 레시피의 실리콘 식각 단계를 지우고, 이방성을 0.95 → 0.5 → 0(습식)으로 바꿔 다시 추가해 보자. 감광막 아래로 파고드는 언더컷이 어떻게 커지는가?
- 선택비와 마스크 소모. 감광막 두께를 줄이거나 식각 시간을 늘리면 마스크가 먼저 사라지고 그 아래 막까지 깎인다. 탄소 하드마스크(ACL)를 쓰는 이유를 직접 확인하자.
- 보이드 만들기. “콘택 보이드” 레시피에서 부착 계수를 0.9(PVD에 가까움)로 올리면 입구가 먼저 막혀 속이 빈다. 0.05(ALD에 가까움)로 내리면 이음매(seam)만 남는다.
- 열 예산. “소스·드레인” 레시피에서 어닐 온도를 900 °C → 1100 °C로 올려 접합선(노란 점선)이 얼마나 깊어지는지 커서로 재 보자.
- LOCOS의 버즈 빅. 패드 산화막 두께를 키우면 산화제가 질화막 밑으로 더 잘 들어가 새 부리 모양이 길어진다.
핵심 정리
- 모든 구조는 “막을 입히고 → 무늬를 그리고 → 깎고 → 평탄하게 하는” 단위 공정의 조합이다. 같은 단위 공정도 순서와 조건에 따라 전혀 다른 단면을 만든다.
- 식각 단면은 이온(직진)과 라디칼(등방)의 비율, 그리고 마스크·하부막과의 선택비로 결정된다.
- 증착 단면은 반응 기체가 표면에 붙는 확률(부착 계수)이 정한다. 낮을수록 컨포멀하고, 높을수록 입구가 먼저 막힌다.
- 도펀트 분포는 주입(에너지 → 깊이, 도즈 → 농도)과 이후의 모든 열처리(Dt)가 함께 만든다.
확인 퀴즈
같은 감광막 마스크로 실리콘을 식각할 때 이방성(이온 지배 비율)을 낮추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좁고 깊은 구멍을 채울 때 보이드가 생기기 쉬운 증착 조건은?
이온 주입 후 1000 °C 어닐 시간을 4배로 늘리면 도펀트 확산 길이 √(Dt)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