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5

공정 실험실

교과서의 그림은 정답만 보여 준다. 진짜 공정 엔지니어는 “이 조건을 바꾸면 어떻게 될까?”를 수없이 묻는다. 이 장은 읽는 장이 아니라 직접 만드는 장이다. 깨끗한 실리콘 웨이퍼 위에 막을 입히고, 감광막을 바르고, 빛을 쬐고, 플라즈마로 깎고, 이온을 쏘고, 굽고, 갈아 내면서 단면이 어떻게 쌓이는지 한 단계씩 지켜보자.

시뮬레이터는 무엇을 계산하는가

이 실험실의 단면은 가로 수백 nm, 세로 수백 nm 영역을 한 변 2~8 nm의 정사각형 셀로 나눈 격자다. 각 셀에는 재질(실리콘, 산화막, 질화막, 폴리실리콘, 감광막, 금속…) 하나와 도펀트 농도가 들어 있다. 공정 하나는 이 격자를 바꾸는 규칙이다.

공정모델바꿀 수 있는 조건
식각표면 셀마다 광선을 쏘아 이온(좁은 각도)과 중성 라디칼(넓은 각도)이 도달하는 비율을 구하고, 재질별 속도를 곱해 깎는다. 습식은 방향과 무관하게 같은 속도.화학(선택비), 속도, 시간, 이방성, 이온 각도 퍼짐, 틸트
증착빈 표면 셀의 성장 속도 = (1 − s) + s × 가시도. 부착 계수 s가 0이면 완전 컨포멀(ALD), 1이면 직진성(PVD). 구멍이 막히면 안쪽은 더 이상 자라지 않아 보이드가 남는다.재질, 방식, 두께, 부착 계수, 지향성
노광마스크의 1차원 부분 결맞음 공중상(Abbe 합)을 감광막 깊이마다 디포커스를 바꿔 계산하고, 흡수·정재파·PEB 확산을 거친 잠상으로 Mack 현상 속도를 정해 현상액으로 녹인다.장비(λ, NA), 패턴, 폭, 도즈, 포커스, 두께
이온 주입빔 방향 광선을 따라 재질별 저지 능력으로 환산한 등가 실리콘 깊이에 가우시안(Rp, ΔRp) 분포를 얹고 측면으로 퍼뜨린다.이온 종, 에너지, 도즈, 틸트, 채널링
열처리·산화실리콘 안에서만 √(Dt)만큼 도펀트를 확산시킨다. 산화 분위기면 산화막 속 산화제 확산을 풀어 국소 Deal–Grove 속도로 실리콘을 산화막으로 바꾸고 부피 팽창으로 위를 밀어 올린다.온도, 시간, 분위기(N₂ / 건식 O₂ / 습식)
CMP정지막의 최상단 또는 지정 높이 위를 모두 제거하고, 무른 재질이 넓게 드러난 곳은 디싱만큼 오목하게 더 깎는다.정지막, 과연마, 디싱
교육용 모델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상용 TCAD(Sentaurus, Victory Process 등)는 레벨셋이나 메시 기반으로 표면을 정밀하게 추적하고, 플라즈마 화학과 결함 반응을 수십 개의 방정식으로 푼다. 이 실험실은 경향을 보여 주는 장난감이다. 계단 모양의 가장자리, 모서리의 작은 돌기는 격자 때문이다. 대신 몇 초 안에 결과가 나오므로 “조건 → 모양”의 감각을 익히기에는 충분하다.

실험대

오른쪽 패널에서 공정을 고르고 조건을 정한 뒤 단계 추가를 누르면 계산이 시작되고 단면이 실시간으로 변한다. 아래 목록에서 단계를 누르면 그 시점의 단면으로 돌아가고, ×를 누르면 그 단계부터 지운다. 지난 단계로 돌아간 상태에서 새 단계를 추가하면 그 뒤의 기록은 새 단계로 대체된다.

레시피는 주소창의 해시(#r=…)에 저장되므로 링크를 복사해 다른 사람과 같은 실험을 공유할 수 있다.

해 볼 만한 실험

  1. 이방성의 의미. “STI 트렌치” 레시피의 실리콘 식각 단계를 지우고, 이방성을 0.95 → 0.5 → 0(습식)으로 바꿔 다시 추가해 보자. 감광막 아래로 파고드는 언더컷이 어떻게 커지는가?
  2. 선택비와 마스크 소모. 감광막 두께를 줄이거나 식각 시간을 늘리면 마스크가 먼저 사라지고 그 아래 막까지 깎인다. 탄소 하드마스크(ACL)를 쓰는 이유를 직접 확인하자.
  3. 보이드 만들기. “콘택 보이드” 레시피에서 부착 계수를 0.9(PVD에 가까움)로 올리면 입구가 먼저 막혀 속이 빈다. 0.05(ALD에 가까움)로 내리면 이음매(seam)만 남는다.
  4. 열 예산. “소스·드레인” 레시피에서 어닐 온도를 900 °C → 1100 °C로 올려 접합선(노란 점선)이 얼마나 깊어지는지 커서로 재 보자.
  5. LOCOS의 버즈 빅. 패드 산화막 두께를 키우면 산화제가 질화막 밑으로 더 잘 들어가 새 부리 모양이 길어진다.

핵심 정리

  1. 모든 구조는 “막을 입히고 → 무늬를 그리고 → 깎고 → 평탄하게 하는” 단위 공정의 조합이다. 같은 단위 공정도 순서와 조건에 따라 전혀 다른 단면을 만든다.
  2. 식각 단면은 이온(직진)과 라디칼(등방)의 비율, 그리고 마스크·하부막과의 선택비로 결정된다.
  3. 증착 단면은 반응 기체가 표면에 붙는 확률(부착 계수)이 정한다. 낮을수록 컨포멀하고, 높을수록 입구가 먼저 막힌다.
  4. 도펀트 분포는 주입(에너지 → 깊이, 도즈 → 농도)과 이후의 모든 열처리(Dt)가 함께 만든다.

확인 퀴즈

같은 감광막 마스크로 실리콘을 식각할 때 이방성(이온 지배 비율)을 낮추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등방성 성분(라디칼)은 방향을 가리지 않으므로 옆벽도 깎는다. 습식 식각에서는 깊이만큼 옆으로도 파고든다.

좁고 깊은 구멍을 채울 때 보이드가 생기기 쉬운 증착 조건은?

입구 모서리는 넓은 각도에서 기체를 받으므로 빨리 자라 오버행을 만들고, 결국 입구가 먼저 닫혀 속이 빈다.

이온 주입 후 1000 °C 어닐 시간을 4배로 늘리면 도펀트 확산 길이 √(Dt)는?

확산 길이는 시간의 제곱근에 비례한다. 반면 온도는 D에 지수적으로 들어가므로 온도가 훨씬 강력한 손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