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광 I: 광학
노광(Lithography)은 반도체 공정에서 가장 비싸고, 가장 정밀하며, 미세화를 가장 직접적으로 결정하는 공정이다. 마스크의 무늬를 1/4로 줄여 웨이퍼에 비추는 일이지만, 선폭이 빛의 파장보다 작아진 지 오래라 “무늬를 그대로 비춘다”는 말은 더 이상 맞지 않는다. 렌즈를 통과하는 것은 무늬 그 자체가 아니라 무늬가 만든 회절파의 일부이고, 웨이퍼에 맺히는 것은 그 일부로 다시 합성한 흐릿한 빛의 물결, 즉 공중상이다. 이 장은 그 물결을 직접 계산하며 해상도·초점 심도·공정 창이라는 노광의 세 언어를 익힌다.
- 스캐너의 구성(광원·조명계·레티클·투영 렌즈·스테이지)과 축소 투영의 의미를 안다.
- 격자의 회절 차수가 동공을 통과하는 조건으로 최소 피치와 \(k_1\) 한계(0.25)를 유도한다.
- 공중상의 명암비와 NILS를 계산하고, 부분 결맞음(σ)·사입사 조명·위상 반전 마스크가 이를 어떻게 바꾸는지 비교한다.
- 초점 심도 \(\mathrm{DOF} = k_2\lambda/\mathrm{NA}^2\)의 의미를 보썽 곡선과 공정 창(EL–DOF)으로 이해한다.
- 액침·EUV·High-NA EUV가 각각 어떤 손잡이를 돌렸는지 설명한다.
스캐너: 세상에서 가장 정밀한 카메라
오늘날의 노광 장비는 스캐너(Step-and-scan system)다. 마스크(레티클) 위의 회로 무늬를 투영 렌즈로 4배 축소해 웨이퍼 위 감광막에 비춘다. 한 번에 전체를 찍지 않고, 좁은 슬릿 모양의 빛 아래로 레티클과 웨이퍼를 반대 방향으로 동시에 훑으며(스캔) 26 × 33 mm의 영역(필드)을 노광하고, 웨이퍼를 옮겨(스텝) 다음 필드를 찍는다. 300 mm 웨이퍼 한 장에 100개 안팎의 필드를 찍는 데 30초 남짓, 시간당 200~300장을 처리한다.
회절: 렌즈가 모아야 하는 것
피치 \(p\)인 라인/스페이스 무늬는 회절 격자다. 수직으로 들어온 빛은 \(\sin\theta_m = m\lambda/p\) 방향으로 갈라진다(\(m = 0, \pm1, \pm2,\dots\)). 0차는 무늬의 평균 밝기만 담고 있고, 무늬의 주기 정보는 ±1차 이상에 있다. 따라서 상이 생기려면 렌즈가 0차와 적어도 하나의 1차를 함께 모아야 한다. 렌즈가 받아들일 수 있는 최대 각도가 \(\sin\theta_{\max} = \mathrm{NA}/n\)이므로(웨이퍼 쪽 매질 굴절률 \(n\)), 수직 조명에서 찍을 수 있는 최소 피치는 \(p = \lambda/\mathrm{NA}\)이다.
빛을 비스듬히 넣으면 사정이 달라진다. 조명이 \(\sigma\cdot\mathrm{NA}\)만큼 기울어 들어오면 0차가 동공 한쪽 끝으로, +1차(또는 −1차)가 반대쪽 끝으로 가도록 맞출 수 있다. 두 차수 사이 간격이 동공 지름 \(2\mathrm{NA}/\lambda\)까지 허용되므로 최소 피치가 절반이 된다.
동공 속 회절 차수와 공중상
공중상의 질은 두 지표로 본다. 명암비(Contrast)는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의 차이이고, NILS(Normalized Image Log-Slope)는 무늬 경계에서 빛 세기가 얼마나 가파르게 바뀌는지를 선폭으로 정규화한 값이다.
해상도 향상 기술: 조명과 마스크
\(k_1\)을 낮추는 기술을 통틀어 RET(Resolution Enhancement Techniques)라고 한다. 위 시뮬레이터에서 직접 확인한 세 가지가 핵심이다.
| 기술 | 원리 | 장점 | 대가 |
|---|---|---|---|
| 사입사 조명 (OAI) | 환형·쌍극·사중극 조명으로 0차와 1차를 동공 양 끝에 배치 | 최소 피치를 약 절반까지, 초점 심도도 증가 | 특정 피치·방향에만 최적, 다른 피치는 나빠짐(금지 피치) |
| 감쇠형 위상 반전 마스크 (attPSM) | 크롬 대신 빛을 6% 투과시키며 위상을 180° 뒤집는 MoSi 막 | 경계에서 상쇄 간섭으로 NILS 증가, 콘택 홀에 특히 유효 | 사이드로브(원치 않는 고스트 무늬) |
| 교번 위상 반전 마스크 (altPSM) | 이웃한 투명 영역의 위상을 0°/180°로 번갈아 | 0차가 사라져 피치 절반까지, 명암비 최고 | 위상 충돌 설계 문제, 마스크 제작 난도 |
| 광 근접 보정 (OPC) | 마스크 무늬를 일부러 왜곡해 웨이퍼 결과를 목표에 맞춤 | 모든 RET와 함께 필수 | 계산량 폭증(5장) |
| 광원-마스크 최적화 (SMO) | 조명 모양과 마스크를 동시에 수치 최적화 | 자유형 조명(픽셀화 조명) | 설계별 맞춤 필요 |
초점 심도와 공정 창
렌즈의 NA를 키우면 해상도는 좋아지지만 대가가 있다. 큰 각도로 들어오는 빛일수록 초점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다른 빛과 위상이 어긋나므로, 상이 또렷하게 유지되는 높이 범위, 즉 초점 심도(DOF, Depth of Focus)가 NA의 제곱에 반비례해 줄어든다.
실제 공정에서는 초점과 노광량(도즈)을 함께 흔들며 웨이퍼에 찍어 보는 FEM(Focus-Exposure Matrix)을 만든다. 도즈별로 선폭을 초점에 대해 그린 그래프가 보썽 곡선(Bossung curve)이고, 선폭이 목표 ±10% 안에 드는 (초점, 도즈) 영역이 공정 창(Process window)이다. 공정 창은 흔히 “노광 관용도 5%에서 초점 심도 몇 nm”처럼 하나의 직사각형으로 요약한다.
보썽 곡선과 공정 창
DOF 100 nm는 축구장 크기의 땅이 머리카락 굵기의 1/1000 안에서 평평해야 한다는 말과 비슷하다. 웨이퍼 휨, 아래층 무늬의 단차, 감광막 두께 자체(수십~100 nm)가 모두 이 예산을 나눠 쓴다. 다층 배선 시대에 CMP(10장)가 필수가 된 이유, 스캐너가 노광 중에 웨이퍼 높이를 실시간으로 재며 초점을 맞추는(레벨링)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 손잡이의 역사: λ, NA, k₁
| 세대 | λ (nm) | NA | 대표 k₁ | 하프 피치 | 양산 시기 |
|---|---|---|---|---|---|
| g-line (수은등) | 436 | 0.3~0.45 | 0.8 | ~800 nm | 1980년대 |
| i-line (수은등) | 365 | 0.5~0.6 | 0.6 | ~350 nm | 1990년대 초 |
| KrF 엑시머 | 248 | 0.6~0.8 | 0.4~0.5 | ~130 nm | 1990년대 후반 |
| ArF 엑시머 | 193 | 0.75~0.93 | 0.35~0.4 | ~65 nm | 2000년대 초 |
| ArF 액침 | 193 (물 속 134) | 1.2~1.35 | 0.27~0.3 | ~38 nm | 2007년~ |
| EUV | 13.5 | 0.33 | 0.35~0.45 | ~13~16 nm | 2019년~ |
| High-NA EUV | 13.5 | 0.55 | 0.35~0.4 | ~8~10 nm | 2025년 무렵 도입·2026년 개발 |
액침(Immersion)은 렌즈 마지막 면과 웨이퍼 사이를 물(n = 1.44)로 채워, 공기 중에서는 1을 넘을 수 없던 NA를 1.35까지 올렸다. 물속에서 빛의 파장이 134 nm로 짧아진다고 생각해도 된다. 157 nm F₂ 레이저 개발이 렌즈 재료 문제로 좌초하자 업계는 액침으로 방향을 틀었고, 이후 10년 넘게 ArF 액침 + 멀티 패터닝(5장)이 미세화를 이끌었다.
EUV는 파장을 14배 줄인 대신 모든 것을 바꿨다. 13.5 nm 빛은 모든 물질에 흡수되므로 장비 전체가 진공이고, 렌즈 대신 몰리브덴/실리콘 40쌍 다층막 거울(반사율 약 70%)을 쓰며, 마스크도 반사형이다. 광원은 초당 5만 번 떨어지는 지름 수십 µm의 주석 방울을 CO₂ 레이저로 두 번 때려 만든 플라즈마다. 마스크에 비스듬히(6°) 빛이 들어가 생기는 그림자 효과, 감광막이 흡수하는 광자 수가 적어 생기는 확률적 결함(5장)이 EUV 특유의 숙제다.
NA를 0.55로 키우면 마스크 쪽 빛의 각도도 커져 반사형 마스크의 그림자 효과가 감당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High-NA 장비는 한 방향은 4배, 다른 방향은 8배로 축소하는 아나모픽(Anamorphic) 렌즈를 쓴다. 대가로 한 번에 찍는 필드가 26 × 16.5 mm로 절반이 되어, 큰 칩은 두 번에 나눠 찍고 이어 붙이는 스티칭이 필요하다.
핵심 정리
- 렌즈를 지나는 것은 무늬가 아니라 회절파다. 0차와 1차가 동공에 함께 들어와야 상이 생기고, 그 조건에서 \(p_{\min} = \lambda/[\mathrm{NA}(1+\sigma)]\), 즉 \(k_1 \ge 0.25\)이다.
- 사입사 조명은 0차와 1차를 동공 양 끝에 배치해 \(k_1\)을 낮추고, 위상 반전 마스크는 상쇄 간섭으로 경계를 날카롭게 한다.
- 공중상의 질은 명암비와 NILS로 본다. NILS가 클수록 도즈 변화에 선폭이 덜 흔들린다.
- DOF ∝ λ/NA². 해상도를 위해 NA를 키우면 초점 심도가 제곱으로 준다. 공정 창(EL × DOF)이 실제 양산 가능성을 정한다.
- 노광의 역사는 λ(436 → 13.5 nm), NA(0.3 → 1.35, 0.55), k₁(0.8 → 0.28)을 차례로 돌려 온 역사다.
확인 퀴즈
ArF 액침(λ 193 nm, NA 1.35)에서 원형 조명 σ = 0.5일 때 찍을 수 있는 최소 피치는 대략?
NA를 0.33에서 0.55로 키우면 초점 심도는 대략 어떻게 되는가?
교번 위상 반전 마스크가 명암비를 크게 높이는 이유는?
NILS가 2인 공정에서 도즈가 2% 변하면 선폭은 대략 몇 % 변하는가?